해우소解憂所에서

 

 

들어갈 땐 고해苦海에 찌든

얼굴을 했다가도

해탈한 듯

부처님 얼굴을 하고 나온다.

 

채우는 일보다 비우는 일이

얼마나 더 눈부신 일이냐.

 

염불 소리도 하루 몇 번 씩은

해우소解憂所에 와서

살을 뺀다.

 

배낭에 메고 온

속세의 짐을 모두 버리고

한 줄기 바람으로 돌아가 볼까.

 

냄새 나는 삶의 찌꺼기들 모두 빠져나간

마음의 뜰에

산의 마음이 새소리로 들어와

잎으로 돋아난다.

 

 

2018. 2. 6

문학사랑131(2020년 봄호)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