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푸르게 사소서

 

늘 푸르게 사소서

― 立松 김용준 교장선생님 정년퇴임을 축하하며

서 있는 자세만으로도

기품 그윽한 소나무처럼

침묵 속에 따뜻한 마음의 향기

건네주는 사람


머리 위엔 언제나

눈 시린 하늘빛 꿈들을 이고

아래로는 조국의 가슴에 뿌리를 박아

용암처럼 들끓는 나라 사랑의 향기

잃지 않는 사람


민족의 새벽부터 거친 밭을 일구고

한 포기씩 정성들여 빛을 가꾸며

사십 년 넘게 걸어오신 당신의 발걸음으로

조국의 아침은 이제 환하게 밝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들 마음속엔 아직 청년으로 남아있는데

나라 위해 제자 위해 사신 삶의 나무에

가을이 곱게 물들었습니다.

굽힘없이 곧곧히 사신 생애이기에

당신의 가을은 아름답습니다.


이제

한평생 달려오신 외길, 인연의 짐을 풀고

떠나시는 뒷모습이 아름다워

비오니

천 년을 늙지 않는 낙락장송으로

자유로운 바람 속에 늘 푸르게 사소서.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