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한 송이의 기적

 

 

산수유 꽃이 피었습니다.

세상의 겨울이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기아飢餓에 허덕이는 마을에

당신이 보내준 작은 온정처럼

저 연약한 꽃 한 송이

무엇을 만든 것일까요.

눈보라로 덮여있던 사람들의 가슴은

더 이상 춥지 않을 것입니다.

집집마다 꽁꽁 닫혀있던 문들도

서로를 향해 활짝 열릴 것입니다.

그믐의 어둠인 듯 막막하던 뜨락에

편지에 담아 전한 당신의 미소처럼

산수유 꽃 한 송이

세상을 환하게 밝혔습니다.

 

 

2020. 2. 7

충청예술문화96(20203월호)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