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제5시집 2019.09.21 09:09

 

높은 곳에 있다고

모두가 빛나는 것은 아니다.

빛나는 것이라고

모두가 우러러보는 것은 아니다.

 

마음이 캄캄해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그믐밤에

반짝이는 눈빛만으로도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더욱 외로울 때에

크게 빛나지 않아도

우러러보게 되는 것

 

나는 언제나

깜박이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주는

별 같은 사람이 되랴.

 

 

2019. 9. 21

 

 

posted by 청라

생가 터에 앉아

생가 터에 앉아

 

버려진 구들장을

슬며시 뒤집으면

무심코 흘리고 간

어린 날 내 웃음소리

누나야

수틀에 담던

뽀얀 꿈은 어디 갔나.

 

무너진 골방 터엔

어머니 베틀소리

누군가 베어버린

감나무 썩은 둥치

아버지 못다 한 꾸중

회초리로 돋아있다.

 

물 사발로 다스렸던

허기증도 그리워라

육 남매 쌈박질로

몸살 앓던 마당에는

머언 길

돌아와 보니

콩 포기만 무성해라.

 

2019. 9. 8

 

posted by 청라

회전목마

회전목마

 

야당일 땐 장외 농성 여당일 땐 강압 통과

바뀌면 또 그 타령 돌고 도는 회전목마

다 함께 어깨동무로 나라 걱정할 날 있을까.

 

 

2019. 9. 6

posted by 청라

고희古稀 고개

고희古稀 고개

 

무엇을 가르쳤나

나 자신도 모르면서

 

세월에 떠밀려서

올라온 고희古稀 고개

 

마음이

흐르는 대로

강물처럼 내려가리.

posted by 청라

가을비

가을비

 

새벽 닭 울기 전에

가을비야 그치거라.

전화 벨 울릴까봐

가슴은 조마조마

 

동해로 가자는 약속

미루자면 어쩌리.

 

2019. 9. 2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