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장마

 

 

하늘의 숨결 모아

대청호는 만삭이다.

 

어릴 때 묻고 떠난

내 풋사랑 익었을까

 

그리움 연꽃으로 올라

대청호는 순산이다.

 

 

2020.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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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장

초대장

 

 

그대가 사는 곳이

골 깊고 길 험해서

 

어스름 짙어지자

가는 길 망설였더니

 

험한 길 살펴오라고

둥그렇게 달 띄웠네.

 

2020.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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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말

물의 말

 

 

마음을 다 굽히고 낮은 곳만 향하더니

하구에서 다시 보니 산 하늘 다 품었네.

한사코 몸으로 보인 물의 말을 알겠네.

 

 

2020.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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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얼굴

권력의 얼굴

 

 

정의를 앞세울수록 정의로운 사람 없다.

겉모습은 화려한데 뒤는 저리 더러울까.

권력은 속옷과 같아 오래될수록 오물 범벅

 

 

2020.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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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 사업

정비 사업

 

 

고향 마을 하천 공사에

포크레인은 사정이 없다.

새집들도 풀꽃들도

추억마저 퍼 담는다.

부르르 요동칠 때마다

깨어지는 내 어린 날

 

아내도 이른 나이에

정비 사업 시작했나.

기억들 하나하나

망각으로 깎여 나가

아내의 수첩 속에서

지워지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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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가

사모가

 

 

꽃이 진 자리 옆에

다른 꽃이 피어나서

 

자연의 순환은

멈춤이 없건마는

 

어머니

가신 후에는

기별조차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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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오월

 

 

이팝꽃 핀 날이면

풍선처럼 뜨는 설렘

 

뻐꾹새 울음으로

네 방 창문 두드리면

 

닫혔던 마음 열리고

환한 웃음 보겠지.

 

 

2020.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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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그리움

 

 

꽃 피면 오마하고 손 흔들며 떠난 사람

물에 지는 꽃 그림자 쑥국새만 울고 가네.

그리움 먼 하늘가에 구름으로 나부낀다.

 

 

2020.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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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꽃 눈물

살구꽃 눈물

 

 

돌담 허물어진

산 아래

빈 집 뜰에

 

혼자서

살구꽃이

눈물처럼 지고 있다.

 

작년 봄

산으로 가신

할아버지 그리워서

 

 

2020.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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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령포 관음송觀音松

청령포 관음송觀音松

 

 

남쪽은 층암절벽 서강이 곡류曲流하여

세상과 끊어져서 구름 밖에 아득한 곳

나라님 날개 꺾이어 새처럼 추락한 곳

 

하늘이 무너진 날 옥가獄街에서 통곡하고

목숨을 걸어놓고 동을지冬乙旨에 안치했네.

충의공忠毅公 저 붉은 충절 세세년년 빛나리라.

 

임의 맑은 혼은 관음송觀音松에 스며들어

나라의 위기 앞에 표정 바꿔 경고하네.

후손아, 옷깃 여미고 저 기상을 이어가자.

 

 

2020. 4. 23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