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제3시집-춤바위

봄비 오는 날

청라 2010. 3. 31. 11:04

봄비 오는 날

 

           엄 기 창

 

 

봄비 오는 날

빗소리에

한 사람 목 맨 부음이 묻어오고

 

매화꽃은 한

봉오리씩

겨울 떨치고 피어나는데

 

힘들지 않은 사람

어디 있으랴.

 

3월의 눈발들이 핏기 잃은 가지마다

날선 눈꽃으로

숨을 막아도

 

멍든 아픔 삭혀

꽃등 환하게 일어서는 매화

 

아프지 않은 사람

어디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