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제4시집-세한도에 사는 사내
바람에게
청라
2017. 4. 16. 07:47
바람에게
잎이 피지 않는다고
말하지 말아라.
심어놓고 흔들어대는데
잎 필 겨를이 어디 있으랴.
꽃이 피지 않는다고
눈 흘기지 말아라.
뿌리가 다 말라가는데
꽃 피울 정신이 어디 있으랴.
열매 맺지 않는다고
소리치지 말아라.
꽃도 못 피웠는데
열매 맺을 사랑이 남아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