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제6시집 당신의 아픈 날을 감싸주라고
그리움 목이 말라 죽고 싶을 때
청라
2017. 10. 29. 18:07
그리움 목이 말라 죽고 싶을 때
그리운 사람은
그리운 채로 그냥 놓아두자.
책갈피에 꽂아놓은 클로버 잎새처럼
푸른빛이 바래지 않게 그냥
추억의 갈피에 끼워만 두자.
봄날 아지랑이 피어올라
쿵쿵 뛰는 심장에 돛이 오를 때
그리운 것들 그립다고
세월 거슬러 불러내지 말자.
낙엽 지는 벤치에 노을 꽃 피어
그리움 목이 말라 죽고 싶을 때에도
눈물 나면 눈물 나는 대로
그리워만 하자.
그리움이
그대의 식탁 위에 오르는 순간
아름다운 날들은
산산이 깨어지고 만다.
『문학사랑 122호(2017년 겨울호)』
2017. 10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