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목이 말라 죽고 싶을 때

 

 

그리운 사람은

그리운 채로 그냥 놓아두자.

책갈피에 꽂아놓은 클로버 잎새처럼

푸른빛이 바래지 않게 그냥

추억의 갈피에 끼워만 두자.

봄날 아지랑이 피어올라

쿵쿵 뛰는 심장에 돛이 오를 때

그리운 것들 그립다고

세월 거슬러 불러내지 말자.

낙엽 지는 벤치에 노을 꽃 피어

그리움 목이 말라 죽고 싶을 때에도

눈물 나면 눈물 나는 대로

그리워만 하자.

그리움이

그대의 식탁 위에 오르는 순간

아름다운 날들은

산산이 깨어지고 만다.


문학사랑 122(2017년 겨울호)

 

 

2017. 10 29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