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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세석평전의 오월
뻐꾸기 한 푸념이
한 송이씩 망울 틔워
메아리 번지듯이
산비탈을 오르다가
철쭉은 박장대소로
꽃 바다를 이뤘다
산은 나를 불러놓고
온종일 웃기만 하고
나는 산이 되지 못해
염화시중 못 이뤄도
꽃빛에 물이 들어서
근심 바랑 가볍다
글
조약돌
저 애들이 처음부터
저리 올망졸망 했던 건 아니다
우주만 한 바위였다가
뿔처럼 모났던 젊은 날의 객기
다 쪼아내고
사랑의 기쁨과
멍울처럼 금간 아픔도 다 깎아내고
마침내 오랜 세월의 숫돌에
모든 미련까지 다 갈아내어
밤톨만 해진 화두話頭만 남아
저리도 반질반질
빛들을 내는 것이다
글
산촌 서정
산촌 살림에는
온 마을 다 한 식구라
해질녘 다랑논을
반달만큼 못 채우면
사립문 열린 집마다
손 하나씩 보태준다
젊은이는 돈 번다고
도시로 다 떠나고
홀아비 외딴 집에
지난밤 불이 꺼져
정 많은
큰소쩍새는
밤새 안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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