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석평전의 오월

시조/제3시조집 2026. 2. 18. 19:53

세석평전의 오월

 

 

뻐꾸기 한 푸념이

한 송이씩 망울 틔워

메아리 번지듯이

산비탈을 오르다가

철쭉은 박장대소로

꽃 바다를 이뤘다

 

산은 나를 불러놓고

온종일 웃기만 하고

나는 산이 되지 못해

염화시중 못 이뤄도

꽃빛에 물이 들어서

근심 바랑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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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약돌

시/제7시집 2025. 12. 9. 13:20

조약돌

 

 

저 애들이 처음부터

저리  올망졸망 했던 건 아니다

 

우주만 한 바위였다가

 

뿔처럼 모났던 젊은 날의 객기

다 쪼아내고

 

사랑의 기쁨과

멍울처럼 금간 아픔도 다 깎아내고

 

마침내 오랜 세월의 숫돌에

모든 미련까지 다 갈아내어

 

밤톨만 해진 화두話頭만 남아

저리도 반질반질

빛들을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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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 서정

시조/제3시조집 2025. 12. 7. 08:52

산촌 서정

 

 

산촌 살림에는

온 마을 다 한 식구라

 

해질녘 다랑논을

반달만큼 못 채우면

 

사립문 열린 집마다

손 하나씩 보태준다

 

 

젊은이는 돈 번다고

도시로 다 떠나고

 

홀아비 외딴 집에

지난밤 불이 꺼져

 

정 많은

큰소쩍새는

밤새 안부 묻는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