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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원플러스원
아내의 값이 떨어지자
나도 같이 값이 깎여 싸구려가 되었다
아내가 있는 곳엔 어디나 붙어 다니고
세상에 혼날 때는 언제나 같이 혼난다
우리 둘이는 원플러스원이다
하나만 사가면 묶인 듯 끌려가는
몇 뼘 남은 노을 녘에 멍에에 묶인
참으로 슬픈 빛과 그림자
글
가을 산책
가을날 산책을 하다
벤치가 유혹을 하면
정확히 반은 비워놓는다
앉아도 될까요
묻는 사람 있으면
거긴 임자 없습니다
햇살처럼 웃어주며
내가 한 포기
쑥부쟁이 꽃처럼 피어있을 수 있다면
자는 듯 깬 듯 향기를 걸치고
맑은 가을로 고여 있을 수 있다면
자러 가다가 잠깐 노래하는
까치 소리도
단풍 든 마음처럼 편안하겠네
글
까만 여백
잊는다는 것은
미워하는 것보다 더 아픈 일이다
아내의 도화지엔
친정엄마가 지워지고
자식들도 지워지고
남편마저도 실루엣처럼 뿌옇게 흔들린다
사랑하는 사람들 다 지우고
까매진 여백에 갇혀
무슨 재미로 살까
자신을 가꾸는 것도 잊어
아흔세 살 친정엄마가 봐도
언니 하고 부를 몰골을 하고
복복해 복복해
행복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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