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 가는 길

시/제7시집 2025. 11. 28. 07:45

산사 가는 길

 

 

풍경소리는

그냥 내려오는데

나는 마중 나왔다고 반겨주고

 

산꽃 향기는

어제나 그제나 똑같은데

오늘만 특별히 향기롭다고

박수를 친다

 

부처님 만나러 가는 길엔

초록을 밟고 가는 바람에도

가슴이 뛴다

 

불당 가득 채운 미소에

어서 기대고 싶은 욕심에

지름길로 들어서면

 

돌아가는 길이 빨리 가는 길이라고

뻐꾹새 운다

posted by 청라

미소 뒤에 감춰진 아픔

시/제7시집 2025. 11. 22. 10:48

미소 뒤에 감춰진 아픔

 

 

광장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처럼

능소화 송이들 중 그냥 한 송이

 

어울려 핀 모습은 화려하지만

자세히 보면

미소 뒤에 감춰진 저 단단한 멍울

 

아프다 아프다 해도 소용없으니

능소화는

그냥 입다물고 시들어간다

 

그래도

이름 없이 돋았다 지는 풀이 아니라

꽃으로 핀 것만도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아픔 없이 사는 것이 어디 있으랴

 

posted by 청라

탱자 가시

시/제7시집 2025. 11. 20. 15:16

탱자 가시

 

 

예쁜 꽃으로 필 야망은 조금도 없다

 

연분홍 향기로 몸단장하고

꺾어갈 사람 애타게 기다리며

가슴 졸일 생각은 더더욱 없다

 

항시 하늘 향해 뾰족하게 날을 세우고

벌 나비도 새들도 안을 수 없는

천형의 몸이라 해도

 

부정한 것들에 몸을 숙이지 않고

옳은 것은 옳다고 지키며 사는

진초록 마음을 지닌 사내로 살겠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