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도 당신을 위해 피었나보다

시/제7시집 2025. 7. 2. 08:52

꽃도 당신을 위해 피었나보다

 

 

사람은 몰라봐도

꽃은 알아보나 보다

 

꽃의 마음이 향기롭다는 것은

아직 잊지 않았나 보다

 

활짝 웃는 그 모습을 보면

아내는 아이처럼 박수 치며

반겨주기에

 

우리 아파트 산수유 꽃은

겨울을 뿌리치고

서둘러 당신을 향해 달려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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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가교리

시조/제3시조집 2025. 7. 2. 08:51

내 고향 가교리

 

 

눈뜨면

내려오던

남가섭암 목탁소리

 

풀꽃 향 피워내던

마곡천 여울소리

 

타향을

떠돌더라도

돌아갈 곳 하나 있다

 

골목에서

마주치면

정답게 웃어주고

 

어려운 일 있을 때면

내 일처럼 도와주던

 

서러움

깊어질수록

힘이 되는 내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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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시월

시/제7시집 2025. 6. 11. 16:33

불타는 시월

 

 

친구는 혼자 화를 내다

절교를 선언하고 돌아가고

나는 접시에 고기처럼 쌓인 폭언을

안주삼아

눈물로 소주를 마신다

창밖엔 우리 나이만큼의 가을이 익고 있다

불판의 열기처럼 분노로 달궈졌던 친구

다 늙은 나이에 무슨 미련이 남아서

시국 얘기 한 마디에 산산조각 낸

오십년 우정

한 쪽으로만 배가 기운다는 건

침몰하고 있다는 일이다

몇 잔 마신 취기에 어지럽게 뒤섞여

노을인양 출렁거리는

불타는 시월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