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前上書

淸羅 嚴基昌
아버님 목소리 땅에 묻던 날
대밭에서는
하루종일 대순이 돋았습니다.
한 줄금 내린 소나기로
목타던 대지가 젖어
취나물 향기 이내처럼 번지고
꾀꼬리 소리도 윤기 있게 반짝이며
개나리꽃 빈 가지에
꽃을 달고 있었습니다.
초승달 질 무렵
초승달 신고
뒤돌아보며 강 건너가서
착하게 사신 생애 기름으로 태워
이승의 봄 밝히는 등이 되셨나…
철성산 풀빛 짙어오는
풀빛 속이나
버들강아지 물오르는 태화천
물소리 속에
아버님 모습을 늘 뵙니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