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르며

淸羅 嚴基昌
혼자 일어나 파란 힘줄 돋은
계룡산
등성이를 오르면
이마 위에 말갛게 떠 있는 여백 속에
있는 듯 없는 듯
바람이 칼날처럼 후리고 가고
발아래 겨울을 인 작은 산들이
눈발에 부서지며 녹아들고 있다.
하늘 향해 한번 뾰쪽
솟아보지도 못하고
둥글게 둥글게 잦아든
충청도의 산이기에
흰옷 입은 모습이 더욱 가슴 저미게 젖어오는
산정에 서면
허리 낮추고
억새풀이나 붙안고 사는 능선마다
능선마다
듣는 이 없는 새 울음은 내리고 있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