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숲 속에서

 

淸羅 嚴基昌

세상에서 깨어진 바람으로

대숲으로 와

초록빛 대바람에 살을 섞는다.

藥水처럼 몇 모금

새어 내리는 하늘을 마시고

대나무의 곧은 음성으로 일어선다.

산 뻐국새 울음소리에

아픈 마음 아픈 살 도려내고

세상으로 다시 돌아가야지

대바람소리 앞세우고 가

거리의 모든 어둠을 쓸어 내리라.

밖으로 나가는 통로마다

둥글게 빛이 集中해 오고

빛을 통해서 바라보는 먼 마을엔

남기고 온

사랑하는 사람들.

대나무 뿌리에서 몸을 세운 나의 천둥은

한 올씩 한 올씩 빗질되어 가라앉고

나는

다시 초록빛 갈기 휘날리는 바람

맨발로 맨발로 대밭을 나선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