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매미

淸羅 嚴基昌
매―애앰 매―애앰
매미가 울고 있다.
노래를 부르기만도 아까운
짧은 생애인데
매미의 목숨이 눈물로 녹고 있다.

빨판 속엔 매케한 수액의 묻어 나고
돌팔매에 잘린 더듬이
끝으로
회색빛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갈갈이 찢긴 고향의 밑동 아래
믿음의 알을 낳아야지
숲속의 나무들이 팔 뻗어
서로의 마음으로 기대어 살듯
매운 맛에 얼먹은 몸 속의 아기는
눈시린 하늘 아래 나래 펴고
노래하게 해야지.

매미의 꿈속에서
최루탄이 터지고, 화염병이 날고,
질기게 잡고 있던 다리
진실의 한 끝이 유리처럼 부서지고

맴맴맴맴맴맴맴
매미가 소스라쳐 날아가고 있다.
노랗게 시든 플라타너스잎
고향을 떠나기엔 다 놎은 철에
매미는 탄환처럼 날아가고 있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