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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3.19 밝은 빛이 되고 싶다
- 2025.03.09 보길도에서 손을 흔들다
- 2025.02.16 아내의 외출
- 2025.02.03 눈 오는 밤에
- 2025.01.20 마곡사에서
- 2025.01.19 일편단심
- 2025.01.17 들녘에 나와 보니
- 2024.12.23 가을 독수리
- 2024.12.18 약속
- 2024.12.07 남은 것은 아프다
글
밝은 빛이 되고 싶다
도화지 보면 행복해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어
도화지는 하얗게 비어있어서
마음대로 꿈을
설계할 수 있다
때로는 나도
여백이 많은 도화지가 되고 싶다
누군가 괴로울 때
그 아픔을 감싸주는 포근한 공간이
되고 싶다
비탈진 세상 걸어갈 때
의지할 수 있는 지팡이처럼
아주 막막할 것 같은
당신의 삶에
밝은 빛이 되고 싶다
글
보길도에서 손을 흔들다
마지막 배는 떠나가고
포구는 적막에 젖는다
이별이 숙명이라면
기쁘게 손을 흔들자
깊게 들이마셨다 내뱉는
담배연기처럼
외로움을 즐기자
안개는 눈물인 듯 섬을 채우려 하고
가로등 하나 한사코
절망을 벗겨놓는다
글
아내의 외출
노을 걸치고
집에 돌아오니
아내는 없고
애들 엄마도 없고
색동옷 입은 아이만 하나
반겨주던 웃음도
외출을 했나
거실엔
주인처럼 들어와 자리잡은
쓸쓸한 겨울
글
눈 오는 밤에
한 사흘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평생 쌓아올린 이름도 벗어놓고
예닐곱 살 어린 날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눈 속에 고구마를 몰래 묻어놓으면
길어도 헛헛하지 않던 겨울밤
화롯가에 모여앉아
할머니 옛 얘기에 눈을 반짝이며 가슴 졸이던
추억의 도화지에
평생을 그리운 그림으로 남아있는 것들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
밤새도록 꿈 밭에서 서성이고
형이 뒤척이면 이불 밖에서 내 다리가 얼던
세상으로 나가는 통로들 모두 막아놓고
예닐곱 살 그 날에 갇혀봤으면 좋겠다
글
마곡사에서
부처님 저 미소를 한 동이 길어다가
한여름 목물하듯 여의도에 뿌려주면
금강경 소리 따라와 욕심의 때 씻어낼까
글
일편단심
겨울만 무성한 뜰에
한 줄기
봄빛인가
굽었던
허리 펴고
소리 한 번 내지르니
홍매화
꽃가지마다
영글어 핀
일편단심
글
들녘에 나와 보니
들녘에 나와 보니
가을 벌써 저물었다
먼지구름 덮인 나라
힘없음을 한탄하니
된서리 내린 머리에
눈 그림자 어린다
글
가을 독수리
한화이글스 우승을기원하며
창공에 독수리가 날아올라야
가을이다
양 발톱에 호랑이 사자를 움켜지고
창날 같은 부리로
곰을 쪼아 물고
하늘 가장 높은 꼿
날고 있어야 가을이다
봄날의 비바람과 여름날의 천둥도
독수리 비상을 위한
하늘의 안배
세상 가장 높은 곳까지 날아올라라
가을 독수리는 목소리에도 힘이 올라서
한 번 호령하면
산천이 떨고
추풍낙엽으로 떨어져야 가을이다
글
약속
너라도 있어야 솜털만큼
꿈 꿀 수 있을게 아니냐
피는 꽃 뜨는 달을 바라보며
기다릴 수 있을게 아니냐
곧바로
암흑으로 떨어져
숨을 멈추는 일이 없을게 아니냐
글
남은 것은 아프다
찔레꽃 피는 길로
어머니 떠나던 날
뻐꾸기 하루 종일
눈물로 우짖었지
목숨의
피고 짐 사이
남은 것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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