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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6.19 내 고향 가교리
- 2025.06.11 불타는 시월 1
- 2025.06.11 5월 산행
- 2025.03.19 밝은 빛이 되고 싶다
- 2025.03.09 보길도에서 손을 흔들다
- 2025.02.16 아내의 외출
- 2025.02.03 눈 오는 밤에
- 2025.01.20 마곡사에서
- 2025.01.19 일편단심
- 2025.01.17 들녘에 나와 보니
글
내 고향 가교리
눈뜨면
내려오는
남가섭암 목탁소리
풀꽃 향 피워내는
태화산 골물소리
고향은
소리로 남아
큰 똬리를 틀었다
마음을
씻어내던
장다리골 뻐꾸기 소리
눈 감으면 감겨오는
어머니 웃음소리
내 시에
가락이 살아
우레처럼 울린다
글
불타는 시월
친구는 혼자 화를 내다
절교를 선언하고 돌아가고
나는 접시에 고기처럼 쌓인 폭언을
안주삼아
눈물로 소주를 마신다
창밖엔 우리 나이만큼의 가을이 익고 있다
불판의 열기처럼 분노로 달궈졌던 친구
다 늙은 나이에 무슨 미련이 남아서
시국 얘기 한 마디에 산산조각 낸
오십년 우정
한 쪽으로만 배가 기운다는 건
침몰하고 있다는 일이다
몇 잔 마신 취기에 어지럽게 뒤섞여
노을인양 출렁거리는
불타는 시월
보호글
5월 산행
2025. 6. 1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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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밝은 빛이 되고 싶다
도화지 보면 행복해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어
도화지는 하얗게 비어있어서
마음대로 꿈을
설계할 수 있다
때로는 나도
여백이 많은 도화지가 되고 싶다
누군가 괴로울 때
그 아픔을 감싸주는 포근한 공간이
되고 싶다
비탈진 세상 걸어갈 때
의지할 수 있는 지팡이처럼
아주 막막할 것 같은
당신의 삶에
밝은 빛이 되고 싶다
글
보길도에서 손을 흔들다
마지막 배는 떠나가고
포구는 적막에 젖는다
이별이 숙명이라면
기쁘게 손을 흔들자
깊게 들이마셨다 내뱉는
담배연기처럼
외로움을 즐기자
안개는 눈물인 듯 섬을 채우려 하고
가로등 하나 한사코
절망을 벗겨놓는다
글
아내의 외출
노을 걸치고
집에 돌아오니
아내는 없고
애들 엄마도 없고
색동옷 입은 아이만 하나
반겨주던 웃음도
외출을 했나
거실엔
주인처럼 들어와 자리잡은
쓸쓸한 겨울
글
눈 오는 밤에
한 사흘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평생 쌓아올린 이름도 벗어놓고
예닐곱 살 어린 날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눈 속에 고구마를 몰래 묻어놓으면
길어도 헛헛하지 않던 겨울밤
화롯가에 모여앉아
할머니 옛 얘기에 눈을 반짝이며 가슴 졸이던
추억의 도화지에
평생을 그리운 그림으로 남아있는 것들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
밤새도록 꿈 밭에서 서성이고
형이 뒤척이면 이불 밖에서 내 다리가 얼던
세상으로 나가는 통로들 모두 막아놓고
예닐곱 살 그 날에 갇혀봤으면 좋겠다
글
마곡사에서
부처님 저 미소를 한 동이 길어다가
한여름 목물하듯 여의도에 뿌려주면
금강경 소리 따라와 욕심의 때 씻어낼까
글
일편단심
겨울만 무성한 뜰에
한 줄기
봄빛인가
굽었던
허리 펴고
소리 한 번 내지르니
홍매화
꽃가지마다
영글어 핀
일편단심
글
들녘에 나와 보니
들녘에 나와 보니
가을 벌써 저물었다
먼지구름 덮인 나라
힘없음을 한탄하니
된서리 내린 머리에
눈 그림자 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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