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님이’ 식당에서

淸羅 嚴基昌
햇살은 그냥 햇살인데
닿는 살갗마다 환한 아우성으로 일어나는 까닭은 무엇인가
엊그제 중앙로
사람들 사이에서 깊어가던 외로움이
광막한 대청호 눈빛에 녹아드는 까닭은 무엇인가
반짝이는 물결마다
물빝에 묻는 이야기가 살아나고
어느 골짜기 무슨 새소리가 청청한 정신으로 녹아 있기에
가슴에 품은 철새들 죽지마다
말간 하늘이 내려와 있다.
구름 띄워 마시는 술 한 잔 취기에
아픔은 모두 버리고 가려 하느니
내일아침 몇 가지 화학 약품에 섞여
다시 내 심장 속으로 들어온다 해도
아, 아, 물밑에서 어둠인 채로
하늘의 마음 손짓하는 삼 그림자여
버릴 것은 모두 버리고 가려 하느니
아득한 세월의 공간을 응시하며
서로 손잡고 초록빛 노래 교환하는 나무들 사이
나도 잠시 나무로 서 있다가
저녁별로 눈뜨는
청청한 저 목소리 담아 가려 하느니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