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 안에서




막차는 차갑게 식어

어둠에 풀린다.

흙으로 돌아가듯

남은 사람 훌훌 털어버리고

잠잠히 가라앉은 마지막 자유

떠난 사람들이 비운 자리를

혼자 채우고 앉아 있다.

모두 잠든 세상을 홀로 깨어서

마음으로나 들을 수 있는

눈발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환히 뻗어 온 뒷길을 밝혀

어둠 속 낯선 길 한 번 걸어가 볼까

창문에 초침이 멎은

손목이 크게 비치고

긴 밤과 끝없이 싸우는 사내

하얀 얼굴이 보인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