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염불

淸羅 嚴基昌
염불 속에도
쇳소리가 담겨 있다.
아침의 평화가
염불소리에 깨어진다
깜짝 놀라 일어난
산 다람쥐 눈빛 속에
바람이 담겨 있고,
선잠 깬 보라매의 날개 아래서
산이 푸르르 떨고 있다.
마이크를 통해
밖으로 밖으로 두드리는 목탁소리에
이른 등산객 하나
고개를 끄덕이지만
나무들도 풀꽃들도 고갤 돌리고
눈앞의 부처님 입술 끝에는
한 줄기 아침 햇살도 걸리지 않는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