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 광장에서

淸羅 嚴基昌
핏빛 놀 속에서 비둘기가 튀어 나와
헛되이 선회하는
대전역 광장
어둠 속에서 목소리가 묻혀 가고
누구의 외침이 등불로 설까
초겨울 화단에
국화꽃만 지고 있다.
사람들은 모두 어깨동무하고
고삐 풀린 바람이 되어
거리를 질주하고
나는 빈 마음 빈 속으로 서서
손이 따뜻한 사람을 찾아 악수를 하고 싶다.
우리 둘이 맞잡은 손 끝에
이는 불꽃은
초봄 꽃보다 고운
연초록 움 티우는 따사한 햇살이어야지
산을 사르고 꿈을 사르고
우리들의 소중한 삼천리를 불태우는
미친 불길이 되어서는 안되지.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