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뒤에 감춰진 아픔

시/제7시집 2025. 11. 22. 10:48

미소 뒤에 감춰진 아픔

 

 

광장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처럼

능소화 송이들 중 그냥 한 송이

 

어울려 핀 모습은 화려하지만

자세히 보면

미소 뒤에 감춰진 저 단단한 멍울

 

아프다 아프다 해도 소용없으니

능소화는

그냥 입다물고 시들어간다

 

그래도

이름 없이 돋았다 지는 풀이 아니라

꽃으로 핀 것만도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아픔 없이 사는 것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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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자 가시

시/제7시집 2025. 11. 20. 15:16

탱자 가시

 

 

예쁜 꽃으로 필 야망은 조금도 없다

 

연분홍 향기로 몸단장하고

꺾어갈 사람 애타게 기다리며

가슴 졸일 생각은 더더욱 없다

 

항시 하늘 향해 뾰족하게 날을 세우고

벌 나비도 새들도 안을 수 없는

천형의 몸이라 해도

 

부정한 것들에 몸을 숙이지 않고

옳은 것은 옳다고 지키며 사는

진초록 마음을 지닌 사내로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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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절벽 앞에서

시/제7시집 2025. 11. 15. 09:23

인구 절벽 앞에서

 

 

나무가 없으면

산이 아니다

 

풀이 없으면

들이 아니다

 

사람이 없는데

나라라고 온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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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정석

시조/제3시조집 2025. 11. 15. 09:22

사랑의 정석

 

 

편지도

메시지도

전화도 묶어놓고

 

그 얼굴

그 그리움

꾹꾹 눌러 참아내니

 

뜨겁게

발효되어서

깊은 맛으로 익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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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정석

시조/제3시조집 2025. 11. 2. 17:04

사랑의 정석

 

 

편지도

메시지도

전화도 돌려놓고

 

그리움

보고픔을

꾹꾹 눌러 참다보니

 

사랑이

발효되어서

깊은 맛으로 익었네

posted by 청라

달빛 이불

시조/제3시조집 2025. 10. 20. 08:01

달빛 이불

 

 

새벽달 조명처럼 으스름 비춘 침대 위에

주름살 자글자글 꽃무늬 진 여자 하나

굳센 체 떨림을 감춘 들풀 같은 사내 하나

 

꿈결인 듯 손을 잡고 살아온 세월인데

자다가 문득 깨니 단풍으로 물든 인생

눈물로 달빛 끌어다 시린 숨결 덮어주네

posted by 청라

그믐달

시조/제3시조집 2025. 10. 3. 17:09

그믐달

 

 

무심히 스치는 듯

울안 샅샅 다 살피며

 

새벽까지 온 나라의

평안 위해 잠 못 드는

 

대통령

우리 대통령

참 그리운 대통령

 

 

posted by 청라

시/제7시집 2025. 9. 28. 09:45

 

 

아침나절

갑자기 솟아오른 비둘기처럼

 

신문마다 방송바다 날개 펄럭이는

사제 뉴스 한 마디

 

세균처럼 번식해서 세상을 잡아먹는

말말말

 

말에 묶인 사람들이 비틀거리며

지향 없이 가고 있다

 

밥과 군대는 넘치는데

믿음이 없구나

 

서로 발 걸고 쿵하고 넘어지는

화려한 꽃들

posted by 청라

개망초꽃

시조/제3시조집 2025. 9. 20. 12:28

개망초꽃

 

 

모였다

소리쳤다

울림으로 큰 목소리

 

팔황의 부정한 것

씻은 듯 물러가라

 

작지만 뭉쳐 외치는 함성

온 세상이 환하다

posted by 청라

달빛 이불

시/제7시집 2025. 9. 15. 08:53

달빛 이불

 

 

사르륵 사르륵

누군가 오는 발자취 소리에

잠 깨어 보니

 

따스한 새벽 달빛

창을 넘어 들어와

아내의 종아리를 덮어주고 있다

 

다 잊고 편히 쉬세요

평생 고생했어요

 

달빛 한 자락 손에 쥐고

울컥 치솟는 울음을 참지 못했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