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호수

 

물안개

돌개바람

못 말리는 개구쟁이

 

앞산을

간질이다

싫증 난 저 심술이

 

잠자던

물새 몇 마리

토해내고 있구나.

 

posted by 청라

삼십 년만 함께 가자

시/제5시집 2019. 10. 19. 08:52

삼십 년만 함께 가자

 

아내의 오른쪽 뇌가

휑해진 사진을 보고는

입만 떡 벌리고 있다가

 

이래서는 안 되지

 

다음날 새벽부터

견과류 찾아 먹이고

오메가 쓰리 먹이고

 

아침식사 후엔

아리셉트, 글라이티린

챙겨주고

 

침대 이불은

아내 쪽 머리 부분

구김이 안 가도록 잘 펴놓는다.

 

아내야!

이대로 삼십 년만 지금같이 가자.

 

잃은 것은

잃은 것대로 그냥 놓아두고

이대로 삼십 년만 지금같이 가자.

 

비오는 저녁에도

아내의 손을 끌고 유등천변을 걸으며

, , 부처님, 십자가 안 가리고

어디나 고갤 숙이는 버릇이 생겼다.

 

 

2019. 10. 19

posted by 청라

아름다운 이별을 하고 싶다

시/제5시집 2019. 10. 18. 08:32

아름다운 이별을 하고 싶다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구름 끼는 일처럼 무심해진

세월이지만

비오는 날엔 대전역에서

세상에서 제일 예쁜 이별을 하고 싶다.

눈물 보다는 웃음을 더 많이

보여주리.

미워하기보다는 행복을 빌어주면서

그리움으로 가꾸면

이별도 꽃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리.

보내고 돌아서면 온 세상 빗물이 모여

내 가슴 온통 눈물바다가 될 지라도

꽃이 흔들리는 것처럼 손 흔드는

그런 이별을 하고 싶다.

 

2019. 10. 18

시문학581(201912월호)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