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

시조/제3시조집 2024. 1. 11. 17:44

삼월

 

 

목련이 허공위에

첫정을 붉힌 것은

 

당신을 향한 마음

남몰래 부풀리다

 

이제는

참지 못하고

터졌다는 고백이다

 

posted by 청라

첫눈

시/제7시집 2023. 12. 23. 08:52

첫눈

 

 

바람 편에 배달된

아내의 걱정

 

이 먼 들녘까지 따라왔구나

 

정겨운 잔소리처럼 팔랑대는

기차의 창문 너머로

 

평생을 몰래 숙성시킨

속말을 보낸다

 

아내여

멀리 보내놓고

두근거리는 가슴처럼 날리는 눈은

 

다음 또 다음 생애에서도

천 년을 함께하고픈

내 마음이다

 

posted by 청라

낮달

시/제7시집 2023. 12. 12. 17:05

낮달

 

 

새 신을 사시고도

어머닌 오래도록 헌 신을 기워 신으셨다

 

찢어진 데가 또 찢어져 발가락이 나와도

시렁 위에 모셔둔 신발은 절대 꺼내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저 건너로 가시고 난 후

 

너희들이나 신으라고 어머니 벗어놓고 간

하얀 고무신 한 짝

 

어머니

저승의 주막집까지 

맨발로 절뚝이며 가셨는가요

 

오늘도 끼니 거르신

창백한 얼굴이 가을 하늘에 슬프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