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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텃새 물오리의 하루
살포시 두 발 저어 엄마 얼굴 그려보고
북쪽 나라 어디쯤 있을 친구들도 그려보고
온종일 그린 그리움 마구마구 지워보고
글
또 한 해를 보내며
제야의 종소리가
가슴을 때리누나
이뤄 놓은 것도 없이
또 한 해가 흘러갔네
올해는
후회 않으리
청홍꿈을 꾸어본다
글
천 년의 울음
백제의 노을 새 옷처럼 걸치고
낙화암에 서서
강물의 흐름에 녹아있는 시간의 결을 들여다보면
어떤 슬픔은 천 년을 가는 것도 있다
해가 갈수록 이끼처럼
푸르러지는 것도 있다
와당에 새겨진 눈부신 웃음에도
눈물은 숙성되어 짠해지고 있었다
고란사 종소리가 백마강에 윤슬로 반짝일 때면
잔잔하던 가슴의 깊은 어디쯤에선가
용암처럼 뭉클뭉클 솟아나는 인연의 울림
아, 나는 피에서 피로
천 년의 울음을 물려받은
백제의 후손
부소산 그늘에 기대어 한참을 흐느끼다가
그 날의 함성을 떠올려 보니
궁녀들 울음도 천 년을 살아
낙화암 진달래는
핏빛으로 붉더라
슬픔 밴 백마강은 쉬지 않고 울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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