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잎 클로버 깃발처럼 내 가슴에 펄럭이는 날은




Ⅰ. 네잎 클로버를 따서

가슴에 꽂았다.

하루 내내 초록의 문을 열어 맞아들인

그 환한 보름 같은

주문을 안고

기다려도 오지 않는 그 다방 그 자리에서

오늘도 너를 기다려야지

조금은 술에 취한 듯

흔들리는 도시를 안고

굳게 옭힌 매듭을 한 올 한 올 풀면서

네 얼굴 뒤에 숨은

또 하나의 얼굴을 보리라.


Ⅱ. 빌딩 숲 그늘에 눌려 살아서

응달 어린 싹처럼 노랗게 지나온 나날

산보다 더 높이 둥그렇게 달을 띄우고

오늘만은 절대로

허리 굽히고 살지 않으리

키작은 사람은

키작은 사람끼리 어깨동무 하고

마른 수숫대 모여 겨울을 버텨 내듯이

칡덩굴로 한데 얽혀 뻗어 가리라.

네 잎 클로버잎

내 가슴에 깃발처럼 펄럭이는 날은.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