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처럼 사오시라

 


訟詩



솔처럼 사오시라




산처럼 커서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

물처럼 부드러워

쉽게 노하지 않는 사람


한 시대를 밝히던 횃불을 끄고

四十年 넘게 걸어오신

빛나는 발자취 돌아보는 뒷모습에

은은한 난초향이 풍겨옵니다


님이여!

당신이 첫발을 딛으시던

민족의 새벽은 너무도 춥고 어두웠습니다.

황량한 역사의 들에

묘목을 심고

풍설 속에 지성으로 가꾸신 당신의 손이

삼천리 강산 곳곳마다

초록빛 광휘 찬란한 한낮을 빚으셨습니다.


잡을 수 없는 거리만큼

이제

물러나시는 당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시는 당신,

솔처럼 늘 푸르게 사오시며


무사히 맺으시는 작은 福

꽃으로 피워

가시는 발걸음마다 큰 福으로 열리소서.


<權義石 校長先生님 停年 退任式에 붙여>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