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신

― 思母 十題 3

화톳불 연기가

밤 새 울음소리 지우고 있다.


사잣밥상 아래

백목련 꽃 두어 이파리

어머님이 벗어 던진 이승의 신발


까맣게 지워진 세상이라

더욱 하이얀

한 켤레

적막을 신고

나의 유년시절은 떠나고 있다.


벗겨도 벗겨도 추억의 껍질 남아 있는

고향집 뜰에

오늘도 내 어린 날 살구꽃은 지는데


어느새 이만큼 걸어와 뒤돌아보는

지명(知命)의 내 머리칼에

거뭇거뭇 남아 있는 어리광 싣고 가려고

밤 새 울음소리 지워진 세상

어머님 고무신

더욱 하얗게 빛나고 있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