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관(下官)

― 思母 十題 4

향을 피운다. 봄 하늘에

가는 실처럼 향연이 오른다.

향불이 꺼지면 이제 우리는

눈물을 묻어야 하리.


한 사람의 일생을 담아놓기엔

너무나 좁은

직사각형의 공간으로

관이 내린다

천   천   이


관이 내려지면서 뚜껑이 열리면

일평생 마련하신

삼베 수의 한 벌

허망한 빈 몸…


내가 드릴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막막한 저승길 밝혀줄

탑다라니 한 장

흙을 덮으며

가슴앓이를 묻는다.

자식 둘 앞서 보낸 눈물의 생애를 묻고

맨발로 헤쳐 온 아픈 역사를 묻고

어머니의 향기를 묻는다.


한 사람 비운 빈자리엔 진달래꽃

심술로 고와

두견새 울음으로 봄이 녹는데


손 흔들며 손 흔들며

영 떠나보내려 해도

스쳐 가는 바람, 흔들리는 나뭇가지에도

어머님 눈물은 있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