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 思母十題 9

 

어머니

― 思母十題 9 
   
  
   어머님의 이름은
   연분홍
그리움의 빛깔

어머니,
   나직이 불러보면

입안 가득 향기가 고입니다.


어머님을 생각하면

어스름 새벽 달빛 아래

나를 위해 빌어주던

하얀 손이 떠오릅니다.


등창으로 내가 고생하던 겨울 찬 새벽

밥상에도 못 놓던 쌀 몇 되 머리에 이고

남가섭암 달려 올라가던

눈길이 떠오릅니다.


읍내 중학교에 보내달라고

떼쓰는 아들 종아리 때려놓고

밤새도록 상처 자국 어루만지며

소리 죽여 흐느끼던 진한 눈물이 떠오릅니다.

진달래꽃 피던 봄날

어머님

소쩍새 울음으로 가신 후

저녁놀 질 무렵이면 고향으로 흐르던

그리움의 강은 끊겼습니다.


살아생전 마음 한 번

편하게 못해 드린

내 마음의 빛깔은

잿빛 후회입니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