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사진

― 思母十題 10

어머님의 흑백사진 속에는

어린 시절 색색의 내 꿈이

고스란히 숨어 있었습니다.


새색시 적 해맑은 미소 위로는

대추꽃이 함초롬히 떨어지고 있었고

이제는 허물어진 옛집 앞마당에

잃어버린 추억들이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어머님은 흑백사진 작은 뒤꼍에

열여덟에 산그늘로 숨은

누님의 눈물도 거느리고 있었고


떡 사발 주고받던 토담 너머로

어머님의 초여름은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어머님 눈동자에 맑게 고인 하늘로

하얀 구름 되어 떠나셨지만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