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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학같이 구름같이 자유롭게 사소서
― 南雲 한동묵 교장선생님 정년퇴임을 축하하며
사십 년 넘게 굳굳하게 지켜 오신
내면의 城을 허물고
이제는 자유로운 야학(野鶴)으로
날아오르려는 시간
창밖엔
겨울에 갇혀있던 햇살이
폭죽처럼 터져 빛나고
세월의 빈 자리를 채워 일어서는 초록의 함성들이
파도처럼 넘실거리는 봄날입니다.
뒤돌아보면
아득히 먼 시간의 저편
허물어진 조국의 뜨락에 어린 묘목을 심고
비바람 가슴으로 막으며
눈보라 등으로 막으며
묵묵히 걸어오신 외길,
점점이 찍힌 발자욱마다
핏빛 문신처럼 아픔이 찍혀 있고
아픔의 껍질을 벗길 때마다
삽질 소리 망치 소리로
조국의 오늘을 일으켜 세운
님의 곧은 심지가 반짝입니다.
이제
한평생 달려오신 인연의 줄을 끊고
떠나시는 뒷모습이 아름다워
비오니
학같이 구름같이 자유롭게 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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