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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휘파람새 울음을 밟고
돌아가네.
저녁노을 깔린 고갯길 굽이돌아
골어스름 안개처럼 내리는 여울 건너
마실갔다 돌아오는 아이처럼 돌아가네.
집집마다 한 등씩 불이 켜지고,
땅거미 따라 내려오는
남가섭암 목탁소리.
산벚꽃 자지러진 향내를 묻히고
사바의 마을을 닦아주는 천수경 한 자락.
장다리골 너머
초승달은 떠오르네.
달빛아래 몸을 떨며 손 내미는
작아진 산들,
도회의 옷들은 한 겹씩 벗으려네
모든 것 다 벗고
빙어처럼 투명해 지려네.
실핏줄까지 드러나는
어릴 적 마음으로
고향의 품속으로 안겨들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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