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시/제3시집-춤바위 2007. 11. 13. 09:34
 

귀향


휘파람새 울음을 밟고

돌아가네.

저녁노을 깔린 고갯길 굽이돌아

골어스름 안개처럼 내리는 여울 건너

마실갔다 돌아오는 아이처럼 돌아가네.


집집마다 한 등씩 불이 켜지고,

땅거미 따라 내려오는

남가섭암 목탁소리.

산벚꽃 자지러진 향내를 묻히고

사바의 마을을 닦아주는 천수경 한 자락.


장다리골 너머

초승달은 떠오르네.

달빛아래 몸을 떨며 손 내미는

작아진 산들,


도회의 옷들은 한 겹씩 벗으려네

모든 것 다 벗고

빙어처럼 투명해 지려네.


실핏줄까지 드러나는

어릴 적 마음으로

고향의 품속으로 안겨들려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