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계

시/제3시집-춤바위 2008. 2. 2. 08:38
 

   원가계



   봉우리마다 구름이 너울처럼

   산의 얼굴을 가려주고

   골짜기마다 안개는 나삼(羅衫)이 되어

   산의 알몸을 가려주네.


   기봉(奇峰)은 날아서

   학이 되고

   폭포(瀑布)는 떨어져

   은하수가 되네.


   옛날에 신선도(神仙圖)를 보고

   관념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세상이라 생각했더니

   원가계에 와서 보니

   그림이 오히려 산수를 다 그리지 못하였네.


   폭포 소리 녹아

   솔향 더욱 그윽한 곳에서

   술 한 잔 기울이면


   속진(俗塵)이 말갛게 씻겨

   나도 신선이 되리.


2008. 1. 29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