弔 숭례문

시/제3시집-춤바위 2008. 2. 16. 16:29
 

弔 숭례문


유세차

무자 2월 신사 삭

오, 애재라

불꽃 속에 사라진 숭례문이여


미명의 새벽 서울 하늘

붉게 물들인 화광이

사람들의 새벽 꿈밭을 불태울 무렵


나는 들었지.

우리의 내면으로부터

가장 소중한 것이 무너지는 소리를


숭례문이여!

육백년 넘게 우리를 지켜온

너는 역사의 증인.


임진왜란도 병자호란도

비껴서 갔다네.

일본놈도 떼놈도

고갤 돌리고 갔다네.


남들도 우러러 피해간

성스러운 가슴에

우리 스스로 불을 놓았구나.

민족의 얼을 살라 버렸구나.


이제 다시 옛모습 다시 세운다 해도

수많은 세월 지켜본 네 기억

사라진 역사는 어이할이거나.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