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시/제3시집-춤바위 2008. 2. 18. 08:20
 

서해


돌을 닦는다.

기름 속에 묻혀있던 이야기들이

햇살 아래 드러난다.


속 빈 조개껍데기와

검은 기름에 찌든 미역 속에 배어있는

어부의 눈물


세월이 갈수록 씻어지지 않는

바위 같은 슬픔이 여기 있다.


눈이 내려서 백장에 쌓여도

덮어도 덮어지지 않는

저 긴 해안선 위의 절망


기름 물로 목욕한 갈매기들은

날아오르다

지쳐서 쓰러지고


하얗게 배를 드러낸 물고기

물고기의 살밑으로 스며드는

저 짙은 어둠

 

파도는 오늘도

시퍼렇게 날을 세우고

서해의 신음을 닦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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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