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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해
돌을 닦는다.
기름 속에 묻혀있던 이야기들이
햇살 아래 드러난다.
속 빈 조개껍데기와
검은 기름에 찌든 미역 속에 배어있는
어부의 눈물
세월이 갈수록 씻어지지 않는
바위 같은 슬픔이 여기 있다.
눈이 내려서 백장에 쌓여도
덮어도 덮어지지 않는
저 긴 해안선 위의 절망
기름 물로 목욕한 갈매기들은
날아오르다
지쳐서 쓰러지고
하얗게 배를 드러낸 물고기
물고기의 살밑으로 스며드는
저 짙은 어둠
파도는 오늘도
시퍼렇게 날을 세우고
서해의 신음을 닦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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