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
불타는 단풍 산으로
노스님이 들어섰다.
산 빛 깨어지지 않고,
회색 승의가
단풍에 녹아든다.
작은 등짐에 담겨온
속세의 눈물들을
산문 앞에 부려 두고,
조금씩 산 속으로
들어갈수록
비우고 비워 산바람이 된다.
바람이 지나가는 길가에
울던 새는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
저녁 어스름으로
지워지는 산들이
스님의 등 쪽으로 빨려들고 있었다.
2008.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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