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시/제3시집-춤바위 2009. 6. 24. 17:10

 

대청호

 

그 자리에 가면 언제나

네가 있어서 좋다.

 

초파일 무렵 긴 가뭄으로

사랑이 목마를 때

연초록 산, 하늘 보듬어 안고

누이나 어머니 같이 거기 있기만 해도 좋다.

 

내 삶의 옥타브가

너무도 길고 지루할 때

작은 물결 파랑을 일으켜

언제나 내 아픔을 닦는 노래여!

 

나는 물을 마시는 것이 아니다.

언제나 삶의 상처를 달래주는

네 노래의 향기를 마신다.

 

대청호에 가면

시들했던 내 삶이 연꽃처럼 환하게

피어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묻고 떠난 사람들의

고향 이야기가

밤이면 별처럼 반짝이는 곳

 

젖을수록 뜨거워지는

네 마음의 저녁놀로

내일의 내 삶에 모닥불을 피운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