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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대청호
그 자리에 가면 언제나
네가 있어서 좋다.
초파일 무렵 긴 가뭄으로
사랑이 목마를 때
연초록 산, 하늘 보듬어 안고
누이나 어머니 같이 거기 있기만 해도 좋다.
내 삶의 옥타브가
너무도 길고 지루할 때
작은 물결 파랑을 일으켜
언제나 내 아픔을 닦는 노래여!
나는 물을 마시는 것이 아니다.
언제나 삶의 상처를 달래주는
네 노래의 향기를 마신다.
대청호에 가면
시들했던 내 삶이 연꽃처럼 환하게
피어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묻고 떠난 사람들의
고향 이야기가
밤이면 별처럼 반짝이는 곳
젖을수록 뜨거워지는
네 마음의 저녁놀로
내일의 내 삶에 모닥불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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