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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생가 터에서
안부가 궁금해서
안테나처럼
회초리 하나 쫑긋하게 내세운 밤나무
가지 끝에는
썩은 둥치의 부피만큼 머물렀던
내 잃어버린 어린 시절이
밤 잎으로 피어
그늘 속에
아버님 기침 소리
재주 있는 자식들 대처로 학교 못 보내
밤 내 콜록거리던 아버님의 각혈
육이오사변 통에 약 한 첩 못 써보고
자식 둘 먼저 보낸
피멍 얼룽이는 어머님 눈물
한숨 얽어 베 짜는 소리
연실이만 보면
가슴 설레던
무지개 추억들은 다 지워지고
웃자란 콩 포기 아래 묻히다 남은
주춧돌에 걸터앉으면
한여름이 달궈놓은 알큰한 온기처럼
오늘을 씻어주는
그믐 빛 따스한 추억
2009.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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