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

시/제3시집-춤바위 2009. 10. 6. 08:37

3m

 

당신들의 그 새벽엔

하나님도 조상들도 아무도 없었다.

새벽 산책길, 3m 간격

그것이 삶과 죽음의 거리였다.

 

길 건너 도솔산이

부르는 대로

아내는 웃으며 도로로 들어서고

하늘이 무너지는 굉음과 함께

15m를 날아

아스팔트 바닥에 산산이 부서졌다.

 

너무도 맑아 바라보기도 아깝던

한 송이 짓이겨진 코스모스 꽃이여

피 묻은 향기는 하늘하늘 날아

먼 길을 가고

 

남은 사람의 앞길에

가로놓인

저 막막한 사막

 

새벽 산책길, 3m 간격

이승과 저승의 아득한 거리였다.

 

2009. 10. 6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