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시/제3시집-춤바위 2007. 4. 2. 09:00

빈집

淸羅 嚴基昌
지난 가을 사립문 닫힌 뒤에
다시는 열리지 않는
산 밑 기와집

겨우내
목말랐던
한 모금 햇살에
살구꽃만 저 혼자 자지러졌다.

노인 하나 산으로 가면
집 하나 비고
집 하나 빌 때마다
논밭이 묵고

아이들 웃음소리
사라진 골목마다
농성하듯 손들고 일어서는
무성한 풀들

저 넓은 논밭은 이제 누가 가꾸나.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