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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푸념
아침에 교문을 들어설 때에
“안녕하세요?”
인사 한 마디에 꽃등처럼 환해지는
하루의 예감
아이들 웃음을 마시며 사는
나의 예순은
아버지의 예순보다 이십 년은 아름답다.
어느 화단에 가면
우리 아이들보다
더 빛나는 꽃이 있으랴.
“이놈들!”
소리를 벼락같이 지르며 위엄을 부려 봐도
까르르 웃는 아이들 웃음에
결국은 허물어지는 내 안의 성城
울타리 밖에 빙벽을 철판처럼 세우고도
가슴 속엔 불꽃을 심어 키우며
“선생님, 아파요.”
얼굴만 찡그려도 가슴이 덜컥하는
나는 천생 선생인가보다.
2011.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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