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밥

시조 2012. 2. 29. 16:26

까치밥

 

 

설익은 그리움이

하늘 끝에 매달려서

저녁놀 익은 빛을

한 올 두 올 빨아들여

외로운

감나무 가지

홍등으로 밝혔다.

울다가 목 쉰 까치

한 입씩 쪼아 먹고

영 너머로 마음 떠나

빈 껍질만 남아있는

까치밥

마른 살점에

겨울바람 휘돈다.

 

 

2012. 2, 29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