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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 떠난 사람
- 김명녕 교수님을 떠나보내며
엄 기 창
나는 지금
그대를 위하여 잔을 드노니
그대는 어느 꽃 피는 마을에서 몸을 쉬느뇨.
무뚝뚝한 웃음도
향기롭던 사람아
돌아가는 길은
마라톤처럼 천천히 가지
단거리 달려가듯 서둘러 가서
사랑하는 사람들 눈에
장맛비만 쏟아놓고
할 말 하나 못 전하게 하는 건 무슨 심술이뇨!
다정한 목소리로
‘엄선생’
부를 것 같아
숨죽이고 둘러봐도
그대 떠난 세상 변함없어 서러워
물 젖은 눈으로 서녘 하늘 바라보니
황금빛 노을 사이
그대 가는 뒷모습 보이네.
2012.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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