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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소나기 마을에서
엄 기 창
가을 햇살이 눈부시어
산새 소리 몇 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목넘이고개 올라가 보면
아련한 사랑 이야기
노란 마타리 꽃잎으로 피어난
거기 소나기 마을 그림처럼 있네.
눈 씻고 찾아봐도
소녀는 없고
순원의 유택 앞에 가만히 서니
인생이여!
삶은 무지개 빛 향기 같은 것,
수숫대 엮어 만든 초막 속에
쪼그려 앉아
하루에도 몇 번씩 소나기로 씻어낸
맑아서 눈물 나는
사랑으로 살고 싶어라.
2012.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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