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시/제3시집-춤바위 2014. 1. 30. 04:55

첫사랑



첫사랑은 늘

누런 코 훌쩍이던 일곱 살

코찔찔이 시절에 온다.

삘기를 뽑아도

찔레를 꺾어도

엄마 얼굴보다 먼저 아른거리던

마을 누나의 얼굴은

매운 세월의 바람 속에

덧없이 시들었다가

인생이 저무는 예순 살 무렵

어느 깊은 산사에서 목탁을 두드리는

 슬픈 전설을 만나면

아픈 옹이처럼 심박혀

움츠러들었던 그 어린 날 진달래꽃은

불길처럼 피어나

온 산을 물들이라 한다.

모든 것을 빨아먹는

늪인 줄 알면서도

온몸을 던져서 투신하라 한다.

 

2014. 1. 30


<대전문학> 2014년 봄호(63호)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