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척교 戀歌

목척교 戀歌

 

 

비오는 날 목척교에 나가보자.

슬픈 눈빛의 여인 하나 만날 것 같다.

소주 한 잔에 체온을 나눠 마시며

황톳물에 퍼다 버린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 젖은 사연

도란대는 물소리 듣다가보면

우리들의 슬픔은

바람에 스쳐가는 자잘한 이야기일 뿐.

보문산 소쩍새 소리 불러다가

그녀의 진회색 미소 위에

목거리처럼 걸어줬으면 좋겠다.

교각에 걸려있는 영롱한 불빛으로

마음 밭에 숨어있는 그늘을

말끔히 씻어줬으면 좋겠다.

봄이면 그네 뛰고 놀던 추억들이

물안개로 피어나는 목척교에 서면

대전천 물들은 서 있는데

우리들의 사랑은 어디론가 흘러간다.


 

2015612

<대전문학>69호(2015년 가을호)

<심상>2016년 6월호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