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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인연
아내는 아침 저녁
당약을 꼭꼭 챙겨주면서도
아이들 입맛을 위해
반찬에 물엿과 매실 엑기스를 들이붓는다.
내 건강을 걱정하는 아내의 주름살이
진심임을 안다.
아주 자주 아이들에 대한 사랑 앞에
바람에 날려보내는 플라타너스 잎새라 해도….
하나의 인연은 동아줄이 아니다.
새로운 인연과 만나고 얽히면서
뒤로 밀리기도 하고 가끔은
끊어지기도 하지만
아내의 눈가에 내비치는 아름다운 근심 때문에
나는 오늘도 설탕 투성이의 음식을
불평 없이 먹을 수밖에 없다.
2016.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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