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숲에서

솔숲에서

 

 

한 나무 가지에 황혼이 오면

물색모르는 나무들은 박수를 친다.

햇살 향해 오르는 발걸음

가벼워진다고

 

나무들은 알고 있을까

 

한 나무가 아프면

모든 나무가 아프고

모든 나무가 아프면

곧 숲이 황폐해진다는 것을.

 

파란 속삭임으로

손잡고 서있던 나무가 넘어질 때

너털웃음 웃으며

송화를 더 많이 피워 올리는 나무들아

 

숲에 해가 기울기 시작했으니

너희들의 황혼도 멀지 않았다.

 

 

2016. 12. 27

문학저널163(20176월호)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