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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등천에서
열병식 하듯 줄지어선
갈대들의 춤사위도 시들해지고 있었다.
해오라기 눈동자가
물비늘로 일렁이는 여름날 오후
스쳐가는 사람들은 모두 타인이었다.
내 그림자 혼자 따라와
반짝이는 외로움
저기 가장교 물아래로 달리는
트럭의 바큇살마다
비누거품으로 만든 구름이 피어나고
발을 다친 소음騷音들은
모두 유등천으로 내려와
뿌연 물이끼로 자라고 있었다.
일광의 화살들을 막고 서있는
버드나무 아래엔 손수건만한 그늘 하나
어딘가로 보내는 간절한 소식처럼
계룡산 쪽으로
새 한 마리 띄워보낸다.
2017. 1. 17
<대전문학>75호(2017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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