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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은적암 가는 길
절은 산에 깃들고
부처님 눈빛에선
산수리치 냄새가 풍겨야 제 맛이지
지난달 초승에 본
부처님 미소가 너무 상큼해서
몰래 길어놨던 한 모금만 마셔도
비탈길 오르는 발걸음에 날개를 단다.
부처님 만나러 가는 길에는
햇살에도
향내가 난다.
뻐꾸기 소리가 붙잡아서
잠깐 앉았다 가는 바위 위엔
맑은 정적靜寂
산에 취해 길을 잃을 때쯤
목탁소리가 마중 나와서
그래 오늘은 부처님 말씀으로
때 묻은 온 몸 씻고 가야지.
2018. 3. 10
『대전문학』84호(2019년 여름호)
『현대문예』105호(2019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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