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둘이 먹는 밥
달도 덩그렇게 혼자 떠 있을 때는
죽고 싶도록 외로운 것이다.
하나 둘씩 별이 눈뜨고
온 하늘이 별들의 속삭임으로
수런거릴 때
달의 미소가 더 따뜻해지는 것이다.
사람들이 들끓는 식당 안에서
식판을 들고 와 혼자 밥을 먹을 때
아무도 앞자리에 마주앉는 이 없는 사람
얼마나 쓸쓸할 것인가.
사람이 사람과 어울려 손잡고 같이 걸을 때
삶이 더욱 빛나는 것이다.
아내여!
아침저녁 식탁에
나는 당신이 있어서 행복하다.
내 옆에서 젓가락 달그락거리는
당신의 호흡이 느껴질 때
나는 비로소 혼자가 아니라는 걸 느낀다.
자식들이 하나씩 제 둥지로 흩어져가고
어깨동무했던 친구들
남처럼 서먹해졌을 때
돌아서지 않고 언제나 내 옆 자리를 지켜준
밥을 같이 먹어준 아내여!
세월의 눈금이 눈보라처럼 거셀지라도
당신의 미소는
늘 솔빛처럼 싱싱해야 한다.
내 옆 자리에는 언제나
당신이 있어야 한다.
2018. 7. 27
『문학사랑』 2018년 가을호(125호)
RECENT COMMENT